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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주의자의 결혼생활

코로나 시국 대학병원 출산후기

by 엄마 도토리 2023.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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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도토리와의 첫 만남

예정일은 예정일 일 뿐

나의 예정일은 2021.10.24 였습니다.일반적으로 '37주가 넘어가면 언제든 출산 가능함' 알고 있었으며 심지어 남편에게 1시간이 넘는 장거리는 자제 부탁한다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나만은 다를 거라 생각했을까요? 초산이라 빨라봤자 39주는 되야 나올거야- 라고 안심하던 사람 여기 있습니다...

 

결혼기념일의 깜짝 선물

결혼기념일 밤 막달이라 집에서 스테이크 썰고 산책 삼아 케이크 사러 갔다 와선 이제 씻고 자려고 가는 순간 처음 느껴보는 주르륵한 촉감에 확인해 보니 양수가 터졌습니다:) 

 

양수가 터졌을 때 팁

일단 다니던 산부인과에서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해서 문의를 합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양수가 터질 경우 감염의 위험성이 있어 바로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양수가 터져도 가진통이 없는 경우 다시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병원도 있다고 합니다. 병원마다 지침이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코로나 시국의 출산여정

전화를 해보니 바로 병원오라고 하는데 당시 코로나가 한창 일 때라 보호자는 아예 출입이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대학병원은 원래도 보호자는 출입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 외출불가 상태로 병실로 갈 수는 있다고는 하는데 코로나 같은 전염병 유행일 때는 정부 지침에 따라 계속 상황이 바뀐다고 합니다. 일단 출산 가방을 들고 바로 병원으로 갔습니다.

 

첫 번째 관문

양수가 터진 시간이 밤 10시경, 준비해서 병원에 도착한 시각이 자정이 가까웠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병실로 같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차를 하고 온 남편과 함께 코로나 임시 선별소로 가서 절차를 밟고 1층 응급실용 원무과 창구로 가야 했습니다. 접수 후 서류 작성하고 제가 갈 병동에 전화로 확인을 한 후 보안요원과 함께 응급실로 이동했습니다. 이동 후 혈압, 체온 체크  코로나 검사(나만)하고 대기를 하게 합니다. 자정의 병원은 정적만 흐르고 살벌했던 코로나 덕분에 더욱더 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강제 이별

잠시  기사님께서 휠체어 가지고 오셨고 앉아서 이동을 하게 되었는데 남편을 보고 의아한 표정이셔서 짐만 옮겨주고 갈 거다고 대답한 후 산부인과 병동으로 같이 이동을 했습니다. 이때까지도 병실로 이동해서 가방을 두고 인사하고 헤어지겠다 생각했는데 바로 분만실로 격리 조치를 당합니다. 둘 다 어리둥절한 상태로 인사도 하지 못하고 헤어지던 생각에 다시 눈물 날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관문

코로나 결과가 나올 때까지 1시간 정도 걸려서 1인실로 격리돼서 의료진들 보는 앞에서 탈의 후 환자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태동 검사,  초음파, 수액 등을 투여받았고 인사조차 못하고 헤어지니  불안해서 연락할 수 있게 핸드폰이라도 손에 쥐어줬으면 했는데 검사  끝나고요 라고 커트 당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할 수도 있는데 그 당시엔 생각지도 못하게 생이별한 느낌이라 너무 겁이 나고 불안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로컬 산부인과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 후 코로나 검사가 결과 나올 때까지 대기하다가 결과 나오고 바로 분만 예정 병실로 옮겼습니다.

 

분만 소요시간

거의 12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양수가 터진 게 밤 10시,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촉진제를 넣는다고 했던 것 같고(자세한 설명이 있었는데 기억이 날아갔네요) 이후 1시간마다 내진과 태동검사 30분의 반복이었습니다. 언젠가 본 정보로는 여러 가지 위험으로 인해 양수가 터진 후, 24시간 이내 분만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오피셜 아닙니다). 저녁 5시경 분만실로 들어갔는데 실제로 분만과정은 5분, 후 처치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우습지만 저의 담당의사가 수술실 들어오기도 전에 분만이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TMI와 저의 감상이 너무 많아서 정보성으로 보기엔 다소 산만할 것 같아 추가로 짧게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출산 후 일과와 신체 상태

출산 다음 날 새벽 6시경에  무통라인 제거하였고 별다른 일과 없었습니다. 분만 후유증인지 내부 온도가 높아서인지 몸에 열이 올라서 계속 자다깨다 하며 수면이 부족한 상태였고 회음부 상처로 앉는 것이 힘들어 화장실 가기가 겁났었습니다. 낮에 신생아실 면회가 가능하다는 문자가 와서 방문하여 면회를 하였습니다. 영상통화는 불가이며 사진이나 영상촬영은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모유가 나올 경우 유축해서 가져다 달라는 안내가 있었습니다.

 

대학병원 입원 시 팁

회진 시간 확인

담당 의사 회진 시간을 미리 확인 후 움직이면 좋습니다. 아무래도 병실에서 계속 앉아있기도 갑갑하고 치료를 받거나 호출을 받아서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있는데 담당 의사 회진 시간이 지나가면 다음 날까지 의사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병실 추천

특히 잠자리가 예민한 편이라면 1,2인실을 추천합니다.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인실을 사용하니(저 같은 경우 착란이 와서 새벽에 계속 비명 지르는 분이 계셨어요..) 잠을 거의 자지 못해 출산 당일보다 컨디션이 더 나빠진 상태로 조리원으로 이동한다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대학병원의 경우 1인실이나 2인실을 잘 내어주지 않습니다. 아마 그때는 코로나로 인해 병상이 부족한 상태라서 그런가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다면 다인실로 안내한다고 합니다. 정확한 내부 사정은 모르겠고 그 때는 그랬습니다. 참고만 해주세요.

 

대학병원 분만 후 입원기간

자연분만의 경우 평균 3일, 제왕절개의 경우엔 평균 5일이라고 합니다. 만약 아기가 추가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경우엔 산모만 먼저 퇴원하고 아기는 상황에 따라 다시 날짜를 잡아서 퇴원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산모만 조리원에 와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대학 병원의 경우 입원기간이 다소 제한된다고 합니다.

 

퇴원 스케줄

퇴원하는 날은 1) 원무과에서 오는 전화받기 2) 원무과 방문 후 결제하기 3) 약 타기 4) 아기관련 정보 전달받기 5) 로타바이러스 검사하기 6) 아기 받기 7) 짐 챙기기 8) 조리원으로 갔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

대학병원에서 출산을 결심하고 나서 자세한 과정을 알고 싶어서 여기저기 검색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정보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진료 시 의료진에게 물어보아도 대학병원의 경우 본인의 부서가 아닐 경우 잘 모르는 부분이 더 많고 확인을 위해서는 해당 부서에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물어보기도 힘들고, 사실 흔쾌히 해주는 분도 잘 없었습니다. 규모가 크다 보니 그런 듯 합니다. 특히 코로나가 한창일 때라 정부 지침에 따라 계속 바뀌는 추세라 해당 부서에서도 직원마다 하는 말이 조금씩 달랐고요. 혹시 대학병원에서 출산을 앞두고 계신다면 대략적인 흐름이라도 보시고 가시면 좋을 것 같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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