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어려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임신과 필연적으로 붙어다는 단어, 유산에 대해서입니다. 이 이야기에 대해서 포스팅을 할지 말지에 대해서 꽤 오랫동안 고민을 하다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인스타 툰을 보게 되며 한 번은 이야기해야겠다 싶어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많지만 반대의 경우는 보기가 힘든 것 같아서요. 개인적인 슬픔이 있는 부분이다 보니 쉽게 이야기 힘들어서 더 그렇겠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해 봅니다.
대학병원에서 출산을 했던 이유
일전의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바 있지만 저는 결혼 후 출산까지 걸린 시간이 길었던 편입니다. 둘의 상의 하에 아이를 갖지 않는 기간이 길었고 임신까지 7년이란 시간이 흘렀었죠. 별다른 이슈가 없는데 왜 대학병원에서 검진 및 출산을 했을까 조금 의아하신 분도 계셨을 것 같은데 그 이유는 그전 임신 때문이었습니다. 조금 다른 형태의 임신이라 대학병원으로 가게 되었고 다음 임신 때는 바로 대학병원으로 오라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두 번의 이별
임신을 하게 되면 의외의 수치에 놀라게 됩니다. 바로 초기 유산율이 생각보다 많이 높다는 거예요. 약 25% 정도로 쉽게 말하자면 4명 중의 1명이 초기 유산을 경험하게 됩니다. 놀랍지 않나요? 직접 겪기 전까지는 임신을 하면 초기가 가장 위험한 시기이고 유산하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 수치가 상당히 높은 거더라고요.
첫 번째 임신과 이별
첫 번째 임신은 허무할 정도였습니다. 임신 사실을 알고 병원을 갔지만 너무 빨리 가서(4주 차) 1주일 뒤에 다시 오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재방문에서는 갸우뚱한 반응을 보게 되었습니다. 임신은 맞지만 임신 호르몬 수치가 낮다고요. 이럴 경우 착상이 잘못되었을 가망성이 높고 계속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지 않으면 자연유산, 혹은 인공유산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3일에 한 번씩 채혈을 해서 수치를 확인하게 되고, 저 같은 경우 정상적인 수치보다 현저히 낮아 결국 유산을 유도하는 주사를 맞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수치가 훅 내려가지는 않아서 소파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두 번째 임신
두 번째는 조금 더 고통스러웠습니다. 6주 차쯤 병원을 방문해 임신을 확인했지만 위치가 좋지 않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조금 더 지켜보자고 해서 1,2주 후에 병원을 방문했는데 자궁각 임신 소견을 받았고 바로 대학병원 방문을 추천받았습니다. 다행히 당일에 바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었고 같은 소견을 받게 되었습니다.
자궁각 임신
혹시 자궁각 임신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으실까요? 저는 살면서 처음 들어본 단어였어요. 대학병원으로 가는 길에 인터넷 검색을 끊임없이 하고 대학병원 의사에게도 설명을 들었지만 사실 지금 제 머릿속에는 정확한 정보가 남아있질 않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거지라는 생각만 가득했었으니까요. 대충 기억하기로는 자궁의 경계 쪽으로 착상이 되었고 다행히 위치가 잡히면 정상 임신으로 진행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유산을 진행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자궁 외 임신과 비슷하지만 다르고 저 같은 경우에는 아주 아슬아슬한 위치라서 아이가 좀 더 올라와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하셨어요.
이별
정말 감사하게도 자궁각 임신의 경계에서 아이는 위치를 바꿔주었습니다. 그래서 정상 임신으로 판정받고 기다리던 중 또 다른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아이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지 않는다고요. 지금도 기억납니다. 정상적인 속도보다 절반의 속도로 뛴다던 심장소리가. 조금 더 기다려보겠지만 너무 길어지면 산모의 몸이 위험해지기 때문에 빠른 결정을 내리기를 추천하셨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아이의 심장은 정상 속도로 뛰지 않았고 결국 두 번째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 도토리 Says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기 쉬운 이야기도 아니라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임신을 하기 전엔 전혀 알 수 없었던 사실들이었기 때문에 한 번은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남의 일이라 여기고 관심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 받아들이게 된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지 모든 걸 관할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잖아요. 자연의 섭리대로 간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노력과는 별개로 착상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저나 남편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슬픔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누구의 탓을 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오늘의 슬픔은 오늘까지만. 힘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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