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혼주의자의 결혼생활

비혼주의자의 출산과 육아ing (Feat.부부싸움)

by 엄마 도토리 2023. 3. 14.
반응형

따뜻하게 먹고 싶은데 아기 깰까봐 베란다 먹던 점심

수다 타임

지난 포스팅에서 비혼주의자의 결혼과 임신 https://babyacorn.tistory.com/12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출산 후 변화 등, 출산과 육아를 겪으며 느꼈던 생각들을 단편적으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대부분 앞 뒤 내용이 이어지지 않으니 수다 떠는 기분으로 봐주세요.

비혼주의자의 출산과 육아

결혼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부분과 비슷한데 저의 삶에서 관심 없었던 분야이다 보니 좌충우돌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생활적인 측면이 많아 물어보기도 조심스러운데 심지어 주변에 경험자도 없어 더 힘들었어요. 그리고 임신과 출산에 대해 남녀를 막론하고 심화 교육이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직접적으로 겪는 여자에 비해 남자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지식이 심각하게 없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교과 과정에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출산율을 올리자고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교육을 시행해 중요성에 대해 이해시킬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임신과 출산을 겪는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거든요. 카더라가 아닌 정확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좀 슬픈 이야기인데 둘일 땐 상대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면 출산 후에는 아이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부부싸움을 하게 되는 원인 중에 하나이기도 하는데요. 부양육자는 예전과 달라졌다며 속상해하고 주양육자는 본인의 기본 욕구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듣는 부양육자의 말이 투정으로만 들리기 십상이거든요. 저희도 비슷한 이유로 다툰 적이 있는데 제가 엉엉 울며 했던 말이 있습니다. "배고플 때 먹지 못하고 자고 싶을 때 자지 못하고 심지어 배변 욕구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성인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아이는 하나부터 열 끝까지 다 손이 가야 하는데 비교할 수가 없지 않으냐"라고 말했습니다. 부양육자님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상대를 조금만 관대하게 봐주세요. 인간의 기본 욕구도 해결하지 못하는 주양육자를 측은지심으로 대해주신다면 힘든 시기가 지나고 여유를 찾았을 때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할 거예요. 

부부에서 부모로

부부에서 부모가 되어갑니다. 연애와 비슷했던 결혼 생활은 아이를 맞이하며 역할의 변화가 옵니다. 이 과정에서 또 싸웁니다. 하하하(저희만 그랬나요?) 주양육자는 아이로 인해 본인의 삶이 없어지며 우울감과 좌절감을 겪고 부양육자는 가장의 책임감으로 부담과 함께 우울감을 얻게 되는 듯합니다. 관계의 변화에 대해서 최대한 빨리 받아들이고 적응하면 좋겠지만 '나'로서 살아온 시간이 길다 보니 '부모'라는 역할을 받아들이는 것에도 조금의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신생아 시기엔 대화할 시간을 내는 것도 힘들지만 서로의 걱정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놓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의 약함을 인정하고 상대의 약함을 받아들이니 상대에 대한 이해심이 생깁니다(아주 조금).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싸울 일은 확실히 줄어들잖아요.

중고가 좋아요

출산 전에는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았던 당근**을 이렇게 사랑하게 될 줄 알았을까요? 육아용품은 저렴한 가격부터 상상초월하는 가격대까지 천차만별입니다. 그에 반해 사용할 수 있는 시기는 짧습니다. 아이의 성장은 빠르고 성장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물품은 다른데 일일이 구입하려면 너무 많은 비용이 듭니다. 그럴 때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당근**, 지역 맘카페, 중고** 등이 있습니다. 어지간한 물품은 다 있어요.

중고 구입 시 팁

물품의 다양함은 중고**, 가성비는 당근**, 급하게 구할 물건이 있을 때는 지역 맘카페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이 좋았습니다.  육아용품의 경우 구입하기 전엔 아이의 만족도를 알 수가 없어 테스트용으로 구입해 본 후 괜찮으면 새것을 추가 구입하는 방법도 괜찮았습니다.

인도 정비 좀 해주세요

아이를 낳고 유모차를 끌고 나가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도가 이렇게 엉망이었다니! 혼자서 걸을 때는 전혀 몰랐던 방지턱, 가로수에 막혀 겨우 지나갈 수 있을까 말까 한 인도의 폭, 여기저기 파여있는 곳들 등. 유모차뿐만 아니라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생활하기에 굉장히 불편한 환경인데 이제까지 모를 수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복지 사각지대가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연말마다 보도블록 갈아엎기 바쁜데 이런 쪽으로 예산을 사용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엄마 도토리 Says

출산을 겪으며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 선다는 것에 대해서입니다. 임신 전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 있었던 일이 적은 편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임신 후의 저는 공격대상이 되기 쉬운 입장에 서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임신 후에 모르는 사람에게 공격당한 적이 2번 이상 있습니다. 신기한 것은 함께 걷고 있는 남편에게는 가까이 가지도 않더군요. 유모차를 끌고 나갔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몇 번 있었어요.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이 이렇게 어렵고 무서운 일인가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 기억과 마음을 잊지 않고 누군가를 흔쾌히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의 이야기는 마무리 지어봅니다. 오늘은 사담과 개인적인 생각들이 많았던 포스팅 같아요. 그냥 이런 의견도 있구나 하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육아도 파이팅입니다!

반응형

댓글